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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서도 확산되는 한류: 영화, 드라마, 뷰티를 중심으로

by igolly 2025.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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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서도 확산되는 한류 관련 이미지
한국음악 공연을 기다리는 중동 여성들

사막의 바람을 타고, 한류가 스며든다

언젠가부터였다. ‘한국’이라는 단어가 중동의 모래바람 속에서도 들리기 시작한 건. BTS의 노래가 두바이 밤하늘을 울리고, 카타르의 극장에서 <기생충>이 상영되고, 한류 화장품이 사우디 여성들의 화장대 위를 차지하게 된 것.

한류는 이제 아시아, 미주, 유럽을 훌쩍 넘어, 중동까지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침투하고 있다. 물처럼 스며드는 중이다.

영화로 열리는 문화의 창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휩쓸었을 때, 사실 우리는 상보다도 더 놀랐던 게 있다. “어? 중동 언론에서도 이 영화를 다루네?” 그 뒤로 달라졌다. 한국 영화는 더 이상 ‘이국적 콘텐츠’가 아니었다. 두바이 영화제, 제다 문화행사 같은 데서도 한국 영화가 소개되고, 상영되고, 박수받는다.

사우디아라비아처럼 영화관 자체가 얼마 전까지 없던 나라에서도, 요즘은 넷플릭스로 <비상선언>이나 <살인의 추억>을 보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다. 영화는 가끔 거울 같다. 우리가 만든 이야기를 보면서,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감정을 비춰보는 거다. 중동 관객에게 한국 영화는 그런 거울이 되어가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 하나, 사우디의 젊은 영화감독들이 “한국 영화 스타일”을 공부하기 시작했다는 거. 말 많지 않고, 감정은 깊게 깔리는 그런 무드.

드라마는 마음을 건드린다

K-드라마는 참 이상하다. 왜냐면,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전혀 다른데… 이걸 보면 그냥 빠져든다. <사랑의 불시착>은 사막 한가운데서도 인기를 끌었고, <더 글로리>를 보며 감정을 쥐어짜던 후기를 SNS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중동 시청자들은 말한다. “한국 드라마는… 감정이 디테일해.” 맞다. 눈빛, 침묵, 바람 소리까지 감정의 일부처럼 그려내는 게 한국 드라마다. 그리고 그게, 이방인들의 마음까지 슬쩍 건드린다.

요즘은 UAE나 이집트에서도 한류 팬 커뮤니티가 꽤 크다. K-드라마 보고, K-패션 따라 입고, 김치 만들어보는 영상까지 올라온다. 한국어 배우는 모임도 생기고 있고. 그러니까 드라마가 그냥 드라마가 아닌 거다. 일종의 문화 입문서?

뷰티는 피부로 느끼는 문화

이건 좀 현실적이다. K-뷰티. 중동에서 제일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는 한류 분야 중 하나다.

중동 여성들은 기후 특성상 피부에 대한 고민이 많은 편이다. 더위, 건조함, 자외선. 이런 환경에서 한국의 스킨케어는 마치 오아시스 같은 존재랄까. 촉촉하고, 자극 적고, 그런데 효과는 확실하니까.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미샤… 이젠 현지 백화점이나 몰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유튜브엔 이미 한국식 10단계 스킨케어 루틴을 따라하는 아랍 뷰티 유튜버가 수두룩.

재밌는 얘기 하나. 어떤 UAE 뷰티 인플루언서가 한국 마스크팩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팩 냉장고’까지 따로 만들었다는 일화도 있다. 마스크팩에 진심인 편.

한류는 어디까지 가는 걸까

중동에서의 한류 확산은 단순한 붐이나 유행을 넘어서고 있다. 콘텐츠는 문을 열고, 화장품은 마음을 얻고, 드라마는 생각을 머물게 한다. 이건 그냥 ‘한류 인기’라는 한 마디로 끝낼 일이 아니다.

물론 중동 시장은 아직 ‘진행형’이다. 문화적·종교적 장벽도 있고, 현지화가 필요한 부분도 많다. 하지만, 그 장벽 위에 한국이라는 이름이 조금씩 새겨지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생각해보자. 사막 위를 달리는 한류의 발자국은 어디로 향할까? 그 길 끝에는 또 어떤 ‘공감’이 기다리고 있을까?

확실한 답은 없지만… 그게 또 재미 아니겠나.

🌙 참고로, 중동의 많은 여성들은 낮에는 니캅이나 히잡을 쓰지만, 밤이 되면 뷰티 콘텐츠를 보며 메이크업 실력을 갈고닦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의 ‘뷰티 타임’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풍성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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