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당신.
회의, 메일, 보고서, 야근... 뭔가 대단한 걸 한 것도 아닌데 온몸이 무겁다.
그래서일까. 퇴근길 이어폰 속에서 흘러나오는 BTS 노래 한 곡에 마음이 툭, 놓인다.
아, 이 맛에 산다 싶기도 하고.
요즘 한류, 예전처럼 10대들만의 세계가 아니다.
30대, 40대, 아니 50대 직장인들도 꽤 진지하게 덕질한다.
그냥 팬질이 아니라, 이건 말 그대로 "삶의 방식"이 되어가는 중.
바쁘게 살아가는 어른들, 특히 직장인들에겐 K-콘서트, 한국 여행, K-푸드가
단순한 문화가 아니라… 일종의 탈출구? 혹은, 힐링의 루트?
하루쯤은 소리 질러도 괜찮아, K-콘서트
“내일 출근해야 하는데도, 콘서트 포기 못 해요.”
이 말, 장난 같지만 진심이다.
BTS, SEVENTEEN, BLACKPINK, NEWJEANS…
이름만 들어도 심장이 콩닥.
어떤 직장인은 연차 탈탈 털어 해외 콘서트 원정 가고,
또 어떤 이는 퇴근 후 홀로 서울 공연장으로 향한다.
“그 시간만큼은, 그냥 내가 내가 되는 시간이에요.”
무대 위에서 쏟아지는 조명, 떼창, 진동,
그리고 순간순간 치고 들어오는 감정들.
그건 일종의 해방이다.
보고서로 뒤엉킨 머릿속이 잠시 멈춘다.
그리고 어느새, 낯선 사람들과 눈이 마주치고
같이 야광봉 흔들고, 소리 지르며
이상하게도, 모르는 사람인데도 위로받는 기분이 든다.
직장에서 말 못 할 고민을, 그들이 들어준 것 같달까.
화면 속 풍경에서 현실로, 한국 여행
K-드라마를 보다가 문득 드는 생각.
“저 골목길… 진짜 저렇게 생겼을까?”
그 궁금함이 결국 비행기 티켓으로 이어진다.
서울 연남동의 작고 예쁜 카페, 부산의 반짝이는 바다,
제주의 돌담길과 바람 부는 억새밭.
해외 직장인들에겐 ‘한국’이라는 공간이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느긋함’ 그 자체다.
특히 혼자 여행하는 이들이 많다.
“혼자라도 전혀 불편하지 않았어요.
지하철 친절하고, 사람들 조용하고, 밤에도 안 무섭고.”
한강에서 라면 먹고, 찜질방에서 뒹굴다가
우연히 들어간 동네 국밥집에서 진심의 맛을 느끼기도 한다.
한국은 그런, 사소한 순간들이 예쁘게 다가오는 나라다.
드라마 촬영지 투어, K-팝 굿즈샵 순례,
심지어 ‘김치 담그기 체험’도 인기라고.
(참고로 한국 찜질방에서는 삶은 달걀 두 개랑 식혜가 국룰이다.)
입 안 가득 따뜻한 위로, K-푸드
어느 순간, 미국 회사 점심 메뉴에 불고기가 등장했다.
호주 직장인의 야식엔 K-치킨이 빠지지 않는다.
유럽의 마트 진열대 한쪽엔 떡볶이 밀키트가 떡하니 놓여 있고.
K-푸드는 이제 ‘세계인의 야식 친구’다.
매운 거 못 먹는 사람도 고추장맛은 좀 중독성 있대. 신기하지?
하지만 그저 맛있기만 한 게 아니다.
요즘은 건강식 트렌드도 한몫한다.
비건 김밥, 글루텐프리 잡채, 고단백 두부 김치.
“한식이 이렇게 깔끔한 음식이었나?” 싶을 정도.
직장인들 사이에선 “한국 음식 먹으면 속이 편하다”는 말도 종종 들린다.
특히 스트레스 받을 때는… 한국 라면. 무조건이다.
치즈 하나 올리고, 김가루 솔솔 뿌리면, 아 그건 거의 약이다.
한류는 어른들을 위한 ‘숨구멍’이 되었다
누군가는 K-콘서트에서 울고,
누군가는 서울 한복판에서 혼자 걷고,
누군가는 집에서 떡볶이 만들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 모든 게 결국은 “살기 위해” 하는 일 아닐까?
물론, 어떤 이들은 말하겠지.
“그게 뭐라고 그렇게 빠져?”
하지만 살아보면 안다.
작은 즐거움 하나가 하루를 버티게 한다는 걸.
그게 음악이든, 맛있는 한 끼든, 낯선 도시의 밤이든.
그리고 그 작은 무언가가
우연히 한국이라는 나라와 닿아 있다면,
그건 어쩌면… 지금 이 시대의 ‘운명’ 같은 거 아닐까?
정답은 없다.
그저, 당신은 오늘 어떤 방식으로
한류라는 이름의 위로를 받고 있는가.
그게 중요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