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하늘은 오늘도 쨍쨍. 그런데 바다 가기엔 멀고, 집에만 있자니… 답답. 그래서 선택한 곳이 바로 의정부 아일랜드캐슬. 2025년 7월, 새단장 하고 돌아왔다는 소식 듣고 마치 여름방학 첫날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했어요.
서울 노원에서 차로 15분. 이 거리는… 그냥 마트 가는 길이죠? 그런데 그 끝에 파도가, 튜브가, 바데풀이 기다리고 있다니. “아, 이건 반칙이다” 하는 생각.
실내 워터파크, 햇살이 머무는 유리돔 속에서
입구를 지나니, 투명한 유리돔 천장 위로 햇빛이 바다 위 잔물결처럼 반짝이며 쏟아져요. 마치 해외 리조트에 온 것 같은 착각. (비행기표도 안 끊었는데, 갑자기 여권 꺼내고 싶어짐)
파도풀은 생각보다 깊어요. 1m 조금 넘는데 물살이 꽤 세서, 파도가 몸을 툭툭 밀어주는 느낌이 짜릿! 유수풀은 파도풀과 이어져 있어서 그냥 튜브 타고 한 바퀴 돌면 시간이 순삭이에요. 다리 밑, 조명 반짝이는 구간에서는 잠깐 물 위에 누워서 하늘 보고 싶었는데 뒤에서 “언니, 튜브 밀어드릴까요?” 하던 아이 목소리가… 귀여움 +1.
아이들 천국, 실내외 물놀이터
어른이 즐겁다? 그럼 아이들은 두 배로 즐겁죠. 실내외 물놀이터는 거의 미니 어드벤처 파크. 대형 바켓에서 ‘쾅’ 하고 물폭포가 쏟아질 때 아이들 웃음소리가 공기까지 반짝이게 만들어요.
‘아쿠아플레이존’에는 미끄럼틀, 물총, 분수 그리고 그 중간중간에 ‘스플래시 워터’ 구역이 있어서 계속 돌아다니면서 놀아도 질리지 않아요. 아, 맞다. 물총 싸움 하다가 모르는 꼬마랑 팀 맺었는데 순간 전투 본능 폭발. 어릴 때 놀이터에서 모래성 부수던 기억까지 소환.
실외 워터파크, 토렌트리버에서 떠내려가기(?)
햇살 아래 펼쳐진 실외 워터파크. 유수풀은 인기 많아서 줄이 길었지만, 저는 바로 토렌트리버로 갔어요. 여긴… 말이 필요 없어요. 파도풀과 유수풀의 ‘합작품’ 같은 곳인데 튜브 타고 있으면 갑자기 큰 파도가 와서 몸이 둥실둥실, 심장은 콩닥콩닥.
120cm 이상이면 이용 가능하니까 초등학생 아이들도 완전 신나고, 저 같은 어른도 “한 번만 더!” 외치게 되는 곳. 투명 튜브가 무료로 제공돼서 좋았는데 그 튜브 위에서 바라본 하늘… 구름이 천천히 흐르고, 파도가 부드럽게 때리는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요. ‘바다도, 강도 아니지만… 오늘은 이게 내 작은 바다다.’
스파, 온수풀, 그리고 잠깐의 고요
물놀이가 끝나갈 때쯤, 몸이 서서히 ‘따뜻함’을 원해요. 그럴 땐 실외 노천탕이나 자쿠지, 이벤트탕이 정답. 바데풀에서는 물살 지압과 제트버블이 하루 종일 쌓인 피로를 톡톡 털어내 주고요. 여기선 웃음소리보다 물 흐르는 소리가 크게 들려서, 왠지 시간마저 느려지는 느낌이었어요.
먹는 즐거움까지 완벽
푸드코트… 솔직히 기대 안 했는데 여긴 맛과 양, 가격까지 삼박자가 딱 맞아요. 생맥주에 치킨, 피자, 돈까스, 짬뽕까지 15,000원 이하 메뉴가 대부분이라 부담 없고, 맛도 웬만한 맛집 부럽지 않아요. 물놀이 후 먹는 뜨끈한 국밥은 그냥…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요. (이건 물놀이 법칙)
돌아오는 길, 그리고 여운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창밖엔 노을이 걸려 있었어요. 오늘 하루가 마치 길고 긴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천천히 사라져 가는 느낌. 서울 근교에서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한 날이 언제였나 싶었죠.
여행이 꼭 먼 곳일 필요는 없어요. 때론, 집에서 한 시간 거리에 당신만의 바다가 숨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이건 그냥 사소한 얘기지만, 사람이 파도를 타는 건 물 위에서만이 아니에요. 마음에도 파도가 치거든요. 그 파도를 어떻게 탈지는, 우리 각자의 몫.